부산일요화가회

ㆍ이 름	정은주
ㆍ작성일	2007-06-04 (월) 11:52
ㆍ분 류	창작글

ㆍ조회: 2834

ㆍIP: 218.xxx.228

양성자와 동성애
십 수년전,
사전 정보없이 즉흥적으로 본 영화 '크라잉 게임'에 충격을 받은적이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엔딩의 반전은 실로 상상도 할수 없었던 장면이었음을 기억하고 있고
그로인해 오랫동안 성의 정체성과 인간의 본성에
끝없는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음을 더듬어 볼수 있다
조선시대 '사방녀'라는 남성의 성기를 단 아주 예쁜 시녀와
더 거슬러 올라가 신화에 나오는 양성구유자 헤르마프로디테스가
결국 우연히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것을 뒤받침해주는 기록들은 많다
그림공부를 하다보면 우리가 알수 없는 까마득한 옛날의 모습을 담은 벽화들을 종종 볼수 있는데
알타미라 동굴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의 암벽화에 그려진 동물들이 모두
암수 한몸으로 되어있었다는 것은 그냥 상상화였다고 지나칠수만은 없는
아주 흥미거리인것도 분명하다

'사랑하는 관계인 두 사람(남자와 여자일 수도 있고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일 수도 있다)은
원래는 한 몸이었지만 둘로 나누어 졌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라는
'자기반쪽 찾기'의 쌍체인간 신화와 사랑의 기원을 설명하는
플라톤의<향연>에 나오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의 일부를
영화 '헤드윅'에서 인용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종근님이 게시판에다 올린 노래 가사이다
태초의 3개의성 남성남성, 여성여성, 그리고 남성여성이 합쳐진 양성인것이다
그러니 자기 반쪽이 이성일수도 동성일수도 있다는 것이고
양성의 둘로 나누어진 몸이 완전여성인지 완전 남성인지
그것또한 분명하지 않을수 있다는 가정을 해본다면
성의 정체성을 찾으려했던 하리수나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을 이해하기엔 충분하다
이성애와 함께 존재한  양성애와 동성애자들
드러나지 않았을뿐 그들이 이미 존재 해왔음을 나는 알고 있다
어린 제자 에게 제우스와 가니메드를 이야기하며
정신적인 에로스를 연설하는 소크라테스를
가니메드의 이야기를 가곡으로 구설프게 노래한 슈베르트를
조카를 향한 가슴앓이를 했던 백조를 사랑한 차이코프스키를
사이프러스를 그렸던 고흐를
랭보와 배를렌의 질투와 집착을
에이즈로 유명을 달리한 록허드슨을 ...
그들의 정상적이지 못한? 왜곡된 사랑을 우리는 잘 알것이다

어쨌든 인간은 자기의 반쪽 찾기의 긴 여정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으로 부터 진정 얻고자 하는것은 자기 완성과 구원으로 나아간다는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자기 반쪽을 제대로 잘 찾았는지 그건 알수 없는일이고
사람의 23쌍의 염색체 중에서 성을 결정짓는 그 한쌍
즉, 여성이 가진 XX ,남성이 가진 XY 중에 비 활동중인 X하나로 인해
성정체성에 아직도 의문을 던져 놓고 있는것은 부정할수 없다
내가 여자일수 밖에 없는건 XX 성 염색체를 가졌으며 분명 여자의 신체로 존재해 왔다는것이다
그러나 내겐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이 분비되고 있다는 사실도 거역하지는 못한다
그런 이유를 들면서 생물학적으로라도 동성애, 양성애자 그들을 인정해 주어야되지 않을까

"요즘 아이들 걱정이야...너도 그랬니?
남녀 고등학생들이 아주 당당하게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서데..?"
그당시 남녀공학을 다니던 딸아이 하는말이 더 웃겼다
"여학생끼리 손 안잡고 다는것이 다행이지.."
동성애가 얼마나 사회깊숙히 침투한것인지 짐작하고도 남을만 하다
그들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적어도 내 딸아이는 동성애자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은
남과 나의 차이인가 ...
나는 다름아닌 이성애자이기 때문이다.

강물 2007-06-05 09:14	글이 올라왔군요...^^

푸른화살 2007-06-14 07:17	" 인간은 자기의 반쪽 찾기의 긴 여정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으로 부터 진정 얻고자 하는것은 자기 완성과 구원으로 나아간다는것이다. "......곰씹을수록 맛있는 표현이군요 그 반쪽을 찾았을 때의 기쁨과 잃었을 때의 고통이 크고 깊을수록 삶의 깊이가 더해지고 인간이 만들어내는 문화와 예술의 세계가 더욱 다양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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