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은 먹이 사냥을 할 때 
오직 굶주린 배를 채우기위한  한가지 목적밖에는 없다 
생존수단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목표로 정한 사냥감을 포착했을 땐.. 
재빠른 동작으로 단숨에 숨통을 끊어놓고 바로 그 먹이를 취한다.

내가 어릴적 화명동은 정말 촌 동네였다.
농업이 생존 수단이였고 개와 고양이가 함께 노니는 
촌 마을 이였다.

맹수는 아니지만..
어릴 때 고양이가 쥐를 잡는 걸 본적이 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 보면 고양이는 다른 짐승들 처럼  단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쥐를사냥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고양이가 쥐를 사냥할 땐..
다른 먹이를 주어도 먹지 않기 때문이다.

쥐가 구멍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쥐 구멍앞에서 3시간 4시간 또는 하루종일 정말 끈질기게
낮은 자세로 움추려 있다가 그 쥐를 잡아 내는 걸 보았다. 

이놈이 종일토록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힘들게 잡아놓고는.. 
바로 그 먹이를 취하지 않고 그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냥감을 앞에다 두고 
한참동안 먼산을 보거나 뒤를 돌아서서 엉뚱한 짓을 한다.

이때를 이용해서 쥐는 잽사게 도망을 친다..

제법 멀리 도망칠때 까지 그냥둔다. 
그러나 쥐는 고양이의 계획된 포획의 반경을 
벗어 나지 못하고 이 놈에게 잡혀 오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이 짓을 반복한다. 
마치 자기가 투자한 시간만큼 가지고 놀 심산인 것 같았다.
잡은 쥐를 놓친 고양이는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말이다.

이제 쥐는 공포에 시달리다 못해 넋이 빠져 
아예 생존의 의욕을 잃고 
고양이가 멀리 있어도 
또는 엉뚱한 짓을 하고 있어도 이제는 달아나지도 않는다.

이때 쥐의 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통만 남겨놓고 다 씹어 먹어 버린다.


내가 군대에 가기전..
문화부 장관을 지냈던 이어령교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의 글중..
Love(사랑하는 것)와 Like(좋아하는 것)의 차이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고양이는 쥐를 좋아하지만..
사랑한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지종근의 삼일된 여자중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