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화가회

ㆍ이 름	오민웅
ㆍ작성일	2004-01-03 (토)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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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의학(35)알콜중독의 위트릴로

어느 인터넷 사이트(www.rosings.com)에 의하면 현대미술사에 기적이 두번 있었다고 한다. 한 사람은 1900년 직전 중년의 가난한 문관으로 혼자서 공부한 '일요화가' 앙리 루소(Henry Rousseau)로 미술계에 새로운 힘과 아이디어를 불어 넣었고, 또 한사람은 그 바로 직후 젊고 반쯤은 실성한 몽마르트의 주정뱅이 모리스 위트릴로(Maurice Utrillo 1883-1955)로 그는 아무도 그리지않은 파리의 뒷골목을 그린 이상한 풍경화로 거리의 사람들을 즐겁게 했고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위트릴로의 어머니는 잔심부름, 하녀, 곡마단원등을 거쳐 드가를 비롯한 여러 화가의 모델도 하고 로트레크와 2년정도 동거도 하다가, 알콜중독자이며 아마츄어화가였던 보아씨라는 사람과의 사이에 16-18세경 위트릴로를 낳았다. 어머나는 나중에 쉬잔느 벨라동(Susanne Veladon)이라는 이름의 유명여류화가가 된다. 위트릴로는 의붓아버지 밑에서 몽마니지방에서 통학을 하면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는데 소심하고 신경질이며 조숙한 그는 10세 때 벌써 술집출입을 한다. 17세에 은행견습행원으로 입사하나 술과 방탕, 음산하면서도 말없는 성격, 그리고 별스럽고 발작적인 행동등으로 한 직장에 오래 있지돗하고 여러 곳을 전전한다. 18세(1901년)에 이미 중증 알콜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약2개월간 입원하는데 퇴원후 의사의 권유와 어머니의 강제적지도하에 작업치료의 하나로 그림을 그린다. 20세(1903년)부터는 수채및 유화등으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 그해 가을부터 다음해 겨울까지 150여점의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다음해 그의 그림이 주위의 혹평을 받고 또 어머니가 위트릴로 보다 세살이나 아래인 남자와 재혼하자 주벽은 더 심해지고 동시에 화필을 쥐는 시간도 많아진다. 모딜리아니등과 어울려 술을 마시다가 만취하면 일주일에 몇차레씩 한밤중에 자청해서 경찰서를 찾아가서는 경찰들에게 두들겨 맞는데 맞기 싫으면 그림을 그려달라고 주문하는 그들에게 술을 얻어마시고는 열심히 그림을 그려주었다고 한다.
이즈음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술집주인이 그의 에스프리(정신을 뜻하는 프랑스말)에 넌더리가 난다고하자 "뭐, 에스프리라고? 나는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낸 기억이 없다, 이 말씀이야. 나는 그런 고상한 말은 모른다는거야. 다만 세상살이를 지겹게 만들기 때문에 지겨운 사나이(자신을 가리킴)가 있는데 당신도 덩달아 지겨워한다 이거지 뭐야. 내가 즐거워서 그림을 그림다고 정말 생각하오? 천만의 말씀. 나는 그리는 게 조금도 즐겁지도 않고 그림이 뭔지 아무것도 모른다, 이거지. 더구나 요즘 유행하는 그림에 대해서는 말일세. 왜 내가 그림을 그리느냐고? 그건 우리 엄마 때문이야.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내가 술을 안마실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지. 자, 한잔 주는게 어때. 그러면 나도 좋고 당신도 돈을 벌개 된다, 이 말씀이지..."
그는 이후 알콜중독으로 6번(1910, 1912, 1915, 1918두번, 1921)을 더 입원한다. 그동안 특히 1908-1914년 사이를 白色시대라고 하는데, 그는 1908년 한해에만 오일, 과슈, 수채, 연필등으로 600여점을 그렸다. 가장 위트릴로적인 이때의 그림은 주로 기억과 그림엽서에 의한 것인데, 백색이 주류를 이루며, 인적이 배제된채 정적으로 가라앉은 화면은 현실의 풍경이라기 보다는 화가의 마음 깊숙이 있는 몽상의 현세적 반영으로 보인다. 이때 그는 이런 말을 한다. "나는 死人(그의 주벽으로 생긴 별명)이 되면서 그림의 비결을 깨우쳤다. 즉 백으로 칠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교사, 병원, 형무소의 색, 백으로 칠해야 한다. 나의 일생은 이러한 사람들의 눈밖에 난 집들에서 지냈기 때문이다. ... 나는 나의 작품이 시들은 꽃내음을 풍겼으면 좋겠고, 황폐해진 사원의 꺼져버린 촛내음을 풍겼으면 좋겠다. 가령 내가 그린 가난한 집이 현실에선 허물어져 버렸다해도..."
그러나 1915년(33세)이후의 색채시대부터는 밝고 화사한 색갈이 화면을 덮고 거리에는 사람이 등장한다. 36세 1919년에 가진 개인전은 커다란 호평을 받으며 그는 일약 화단의 기린아, 전설적인 인물로 떠오르며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진다.
1921년을 마지막으로 그는 더 이상 입원을 않는데, 이는 거의 정신적인 건강이 회복되었다기보다 그의 창조력을 포함한 그의 생명력이 쇠잔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후의 작품은 타성에 젖은듯 같은 주제, 같은 형식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1935년 52세에 벨기에 은행가의 미망인인 포엘(Lucie Pauwels)과 결혼한다. 그녀는 정력적이고 재산을 잘 관리하여 1937년에는 파리 근교에 호화로운 빌라를 구입하고 호사스럽게 살며 수차례 외국에서 개인전도 가진다. 1955년 72세에 폐출혈로 사망. 몽마르트에 매장.
위트릴로의 예에서 보듯이 예술이란 생명력의 한 표현이 아닐까? 그래서 고흐, 뭉크, 에밀 놀데, 클레, 이중섭등이 고통과 질병 속에서도 창작활동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알콜마져도 그의 예술혼을 파괴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참고문헌:www.rosings.com, 서문당刊(27)위트릴로, 해님클라시커50刊 여성에술가
그림설명:두유마을의 교회 1912년 캔버스에 유채 52*62cm 개인소장

baro: 알콜은 그저...
그 사람들의 조그만한 돌파구며
모든 고통에서의 휴가라 해주면 안 됄까요? -[01/03-23:09]-

baro: 그것마져 이해해주지못하면
우린 너무...
뒷 이야기가 중요한건 바로 우리의 보는 시각인겄같아
가슴아파요... -[01/03-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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