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화가회

ㆍ이 름	오민웅
ㆍ작성일	2005-04-15 (금)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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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의학(48)영원한아이-실레

인간의 내면, 그 중에서도 성적인 면을 너무나 적나나햐게 드러내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썸뜩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실레(Egon schiele 오스트리아 1890-1918)는 어떤 성장 배경과 생활력을 가졌으며 어떻게 하여 그런 그림만을 주로 그린 것일까?
그의 부모는 각각 27세, 16세에 친정 쪽의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실레가 아버지 40세에 태어났을때 위로 세아들이 사산하였고 9세의 누나가 있었으나 다음해 죽고 4세의 누나, 그리고 4년후 여동생 게르티가 태어난다. 철도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원래 매독환자로 실레 11세경부터 정신병적 발광을 일으켜 기이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하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주식과 채권을 불태워버리기도 하다가 54세에 사망한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당시 14세의 실레는 3명의 여자에 둘러 쌓여 자란다. 그러나 그의 나중 편지를 보면 아버지에게는 깊은 연민을 보이나 어머니에 대해서는 좋지않은 감정을 가진다.
뛰어난 소묘가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아주 어려서부터 그림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그는 1906년 16세의 어린 나이로 빈 미술아카데미에 정식으로 입학한다. 07.08년 히틀러가 18세의 나이로 연달아 낙방한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지녔는지 알수있다. 그러나 전통만을 고수하고 개성을 억압하는 수업에 반기를 들고 3년후 퇴학하고 '신 예술가 그룹'을 형성한다. 1907년에 빈 분리파의 창설자로 당시 왕성한 활동을 하던 클림트를 만나 재능을 인정받고 나중 그의 사후 후계자가 된다. 20세경부터 여러 다양한 연령의 청소년, 특히 소녀 그림을 많이 그리는데 여기에 여동생 게르티도 포함된다. 당시 게르티는 그가 속해있던 빈 미술공방의 최고의 모델이기도 하였다. 20세때 그의 편지를 보면 모두들 나를 질투한다, 나를 해칠려고 일을 꾸민다등 피해의식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1세에 클림트로 부터 그의 모델이었던 17세의 발리(Wally Neuzil)을 소개받아 시골에서 4년 갼 동거하면서 그녀를 모델로 육체정인 열정이 탁월하게 표현된 실레가 아니면 그릴 수없는 그림을 이때 그리는데-결혼후 안정된 환경에서 그려진 누구나 그릴 수있들 것같은 그림들과 비교해보라-그러나 동네사람들로 부터 쫓겨나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하고, 집에 온 소녀들의 나체를 그려 미성년자 유괴 혐의로 24일간 구류살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도리어 그의 그림에 깊이를 더하게 하고 그를 유명하개 만들어 유력 화상들과 인연을 맺게되고 여러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그림값도 상당히 오른다.
1914년 열쇠공의 딸 에디트 하름스를 만난 그는 발리를 냉혹하게 내치고 다음해 결혼한다. 발리는 그후 적십자 간호병으로 전쟁중 군병원에서 성홍열로 사망한다. 결혼 4일 만에 군대로 징집되나 군대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져 여러 전시회에 참여한다. 1918년 2월 클림트 사망, 3월의 빈분리파 전시회에서는 대성공를 거두고 국내외 많은 전시회에 초대된다. 10월 28일 출산을 앞둔 아내가 당시 대유행이던 스페인독감으로 사망, 31일 실레도 같은 병으로 사망.
매독으로 인한 아버지의 정신병과 그로 인해 이지러진 집안 분위기, 위 형제들의 사산과 누나의 죽음, 아버지 사후 어려운 경제사정과 여자들 가운데서만 자란 소년기, 그리고 성의 탐닉과 생의 무기력이 만연한 당시 빈의 분위기등등은 실레의 인생관과 성性에 대한 관념을 혼돈스럽고 부정적인 것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의 그림에서 죽음과 우울과 어두움의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닐까? 포르노같은 그림이면서도 포르노와 전혀 다르게 쾌락의 느낌보다는 불안과 공포,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림은 말과 글로 표현할 수없는 그 무엇을 표현할 수있다고 한다. 말과 글로 표현할 수없다는 것은 의식하지 못한다는 말이고 이성의 영역을 볏어난다는 말이며 이는 바로 무의식을 말한다. 실레는 자기를 영원한 아이라고 표현한다. 아이란 이성의, 의식의 지배를 덜 받는 존재다. 자기과시적이고 자기애적이고 좀은 망상적이기조차한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보아도 정말 아이같다. 이러한 실레라면 그가 그린 그림도 당연히 의식의 심연深淵에 자리한 혼돈과 무질서와 본능의 세계인 무의식의 표현이 아닐까? 그가 많이 그린 벌거벗은 자화상도 자기내면을 보기 위한 한 통로가 아니었을까?(그는 어머니가 선물한 등신대의 거울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뭔가 썸뜩하고 움찔한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 썸뜩하고 움찔한 느낌이 든다는 것은 나의 마음 속 깊이에도 뭔가 말로 표현할 수는 없어도 실레와 똑같은 그런 요소가 있다는 말이 아닐까?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하지않는가? 결혼후 이성의 실생활로 돌아온 후 그림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참고서적:에곤 실레, 도서출판재원
에곤 실레, 벌거벗은 영혼, 다빈치
에곤 실레, 시공사
페로티시즘, 개마고원
그림은 욕망을 슴기지 않는다, 북폴리오
그림설명:두 여인 1912 연필과 수채 45.1x31.7cm 빈 루돌프 레오폴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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