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화가회

ㆍ이 름	지종근
ㆍ작성일	2002-12-22 (일) 15:31
ㆍ홈페이지	http://chienhae.nalove.cc/

ㆍ조회: 1730

ㆍIP:

12월을 보내면서..
요즘 제가 12월의 이야기를 참 많이 하게 되는데..
글을 올리기 전에.. 먼저..
이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시작을 해야 겠네요..

가을 한철에만 농어 낚시가
허용되는 호수에서 아버지와
열살된 아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농어잡이가
허용되기 바로 전 날이었습니다

몇 시간을 낚시대 앞에 앉아 있었지만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밤이 으슥할 무렵 드디어
아들의 낚시대 끝이 둥그렇게 구부러지며
큼직한 놈이 한마리 걸려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고기를 잡는 모습을
흐믓한 마음으로 지켜보다가
물고기가 상당이 큰 놈이라는것을 알고
고기를 달빛에 비춰보니 농어였습니다

아버지는 시계를 보았습니다

밤 10시 30분.

농어잡이는 내일부터 허용되었고
지금은 농어 이외의 고기만
잡을수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농어는 1시간 30분후부터 잡을수 있습니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호수엔 낚시꾼도 배도 없었습니다

얘야, 그 농어는 풀어주고
우리는 다른것을 잡도록 하자구나.
안돼요 아버지,
이렇게 큰 물고기를 잡은 건 처음이에요.

펄덕이는 농어를 내려다보는
아들의 얼굴은 울상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단호한 결정에
아들은 농어를 놓아주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아들이 자라서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업가로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정직하고 모범적인 경영자로 뽑혀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열살때의 그 사건을 통해
아버지로 부터'
진정한 정직'을 배웠노라고 말했습니다.

위의 글은 제가 다른 곳에서 가져온 글인데...

저는 호수보다 바다를 참 좋아합니다.
제가 바다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함께 수도없이
바다낚시를 다녔던 영향입니다.
아버지와 바다는 지금도 저에게
영원히 잊혀질 수 없는 어떤 동경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도 지설우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이 한 놈있습니다.
위의 글에서 그 정직한 아버지 말이예요.

제가 그 아버지였더라도 틀림없이
설우에게 그렇게 했을 거라는 생각을
조금도 부끄럼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먼 장래에 제 아들이 모범적인
경영자로 뽑혀..기자와 인터뷰를 할 만큼
그 정직이..제 값을 할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단지 내가 살고있는 이 사회환경이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 희망 만큼은
버리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12월을 보내면서.. 스스로 더 많이 반성하고
실천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서..

결코 아들에게 잔 재주를 배우게 하는
그런 알팍한 아버지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2002. 12. 22

정은주: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이 살아가기 때문에
세상은 살만 하죠....
[12/24-10:34]
211.197.123.165

임애숙: Happy New Year [12/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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