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화가회

ㆍ이 름	오민웅
ㆍ작성일	2005-07-04 (월)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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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는 것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새비지-랜도어著 집문당刊)이라는 책을 읽다가 흥미있는 대목이 있어 소개올립니다.
1891년 조선에 체류하고있던 저자는 그림을 실물처럼 잘 그린다는 소문이 나서 민영환(閔永煥 당시 병조판서, 을사조약때 자결)의 초상을 그리게 된다. 처음 정면 초상의 그림을 보고 기뻐하던 민영환은 이내 낙담한다. 귀뒤에 있는 관자(貫子 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린 단추모양으로 양 귀뒤에 위치하며 망건을 당겨 머리를 다듬는다. 계급에 따라 玉, 金, 뿔, 뼈 등 재료가 다르다, 역자는 동곳으로 잘못 번역하고 있음)를 빼먹었다는 것이다. 서양화에서는 앞과 뒤를 동시에 보이게 그릴 수없다고 설명해도 잘 이해되지 않아, 할 수없이 관자가 보이도록 옆얼굴을 그렸는데 이번에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슬퍼하더라는 것이다. 투명하지 않는 사물은 관통하여 불수없다는 사실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고 한다.
다음에는 이조판서인 민영준(閔泳駿)을 그렸는데 3/4각도의 자기 초상을 본 민영준은 콧날이 왜 흰가하고 질책하더라고 한다. 빛이 비치는 부분과 그림자부분은 같은 색갈도 달라 보인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하더라고 한다. 약간 다듬은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게 했더니 '살아있는 또 하나의 자기 자신같다'라고 하더라고 한다.
오늘의 우리의 생각과 당시 최고의 인테리었을 두분 대감과의 생각이 이렇게 다릅니다. 있는대로 보이는 것과 머리로 보는 것은 이렇게 다릅니다.
참조:부일화 미술자료: 우리나라의 유화
그림설명:민영준의 초상,

선영: 이건 그림얘기가 아닌데...제가 좋아하던 사극에서 배후조종자가 누구인지몰라 하던차에 칼로 관자를 베었는데, 그 칼에 묻은 금가루로 보아 몇 안되는 높은 지위의 인물이라는 것을 판명하더군요~ 한쪽눈이 보이지않는 다고 슬퍼했다하니 순수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되어지는데요! -[07/04-22:39]-

차상숙: 박사님! 저도 옛날에 태어나지 아니한것을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릅니다..그림의 그짜도 모르는 무지렁뱅이였을것 같아서요..
-[07/05-14:16]-

손선영: 부회장님 그게 아니라 화원으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을지도요... -[07/05-15:58]-

오민웅: 부회장님,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원근법, 빛과 그림자, 하나의 시점視点 등을 동원하는 소위 이성적 혹은 서양식 방법이고-현재 대부분의 우리도 이렇게 사물을 대하고 있지요-또 하나는 다분히 관념적이고 직관적으로, 따라서 여러개의 시점을 동원할 수도 있는, 위의 글에서 처럼 엣날 우리의 선조들이 많이 사용한 방법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이 두 방법이 융합되는 것 같아요. 시점이 여러개인 입체파 그림이라든가, 밤과 낮이 함께 공존하는 마그리트의 그림, 동양적인 추상화인 이응노의 그림등이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서양식의 교육을 받은 우리 동양인은 서양식 교육만을 받은 서양인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07/05-21:05]-

지종근: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참 귀엽고 재미있습니다.
얼마전 우리홈에.. 광주 지도교수 김병모님이 올려주신
작품중에.. 아기밴 여인의 누드를 본적이 있습니다.
만일 미취학의 아동들에게 아기를 가진 엄마를 그려보라고 한다면..
아마도 십중팔구 뱃속의 아기를 그려넣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 아기가 있다는
자신의 지식을 아동들은 그림으로 표현하고 말것입니다.

보이는것과 보는것..
그렇군요...
아이들은 보는것을 그린셈이 돼나요?...^^ -[08/02-10:32]-

오민웅: 지종근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08/02-22:28]-

재오: 보이는 것과 보는것?
누구의 삶이라도 보는 각도에 따라 보는이의 시야와 느낌에 따라
편견을 보거나 아우러거나 미화시키거나 뭉게거나 값을 메기겠지요
근래 굿쟁이들하고 인생길을 동행해 보니 나는 볼 수 없는 화관을
그네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본다는 것을 알고 무지 놀랬어라
보이는 사물을 가감하며 변화무쌍하게 화들짝 놀래는 아이디어를
그려내는 그림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낄때도 많지만
굿쟁이. 그네들이 보는 시대의 전후를 빙의된 상태에서 읇조릴때는
조선시대일때도 있고 일제 강점기시대의 풍경이나 생활이나 인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굶어죽거나 얼어죽거나 맞아 죽거나
사랑하다 다 못해서 죽거나 사랑 안해 줘서 또는
돈돈돈! 억울하게 한이 맻혀 죽은이들이
구도안으로 꾸역 꾸역 들어 올때면
그것이 세세히 내것으로 사유가 될때면 놓치지 않고 그려
그시대와 그풍경과 한과 맻인 그 옛날의 말들을 까 발리고 싶은데
보이는것과 보는것과 아닌 또 다른 보고 싶은것들.........
그려낼 수 없음이 안� -[08/06-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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