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로렌스의 초상화입니다. 굉장한 뎃생력이죠. 그림이 사진보다 오히려 실물을 더 잘 표현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이런 그림을 보고 잘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좋은 그림입니까?









영국 찰스 왕세자의 초상화입니다. 찰스랑 아주 비슷하긴 한 거 같은데 그림이 좀 이상한 거 같기도 하고
 
 뭘 그리려고 했는지 아리송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게 잘 그린 그림이냐고 물어 보면 그렇다고 할 사람도 있고 아니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서 좋은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미술계에서 위 로렌스 그림을  그린 작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지위를 누립니다.
 당연히 그림도 수백배 더 비싸죠. 왜냐면 이 작가는 좋은 그림을 그릴 줄 알기 때문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이 다음에 그림을 그리려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 오는데요,
 
저도 어릴 때 그랬지만, 어린 학생들은 아무리 좋은 그림이 뭔지 귀에서  피가 나도록 가르쳐 줘도 좋은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무조건 잘 그린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일단 잘 그리고 나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신념이려나?



하지만 진실을 얘기하자면 늬들이 그리는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 베끼기입니다.
 
 세계 미술 시장의 아주 평범한 잣대로 평가하자면 늬들 그림은 그림이 아니라 빨래죠.
 
왜냐면 빨래 하듯이 그림을 그리니까.
 
 늬들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느끼는 기분을 솔직히 말하라고 하면
 
 빨래나설거지를 끝내고 났을 때의 기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아니라고 부인해 봐야 아무 소용 없어요 내가 그 기분 아니까.







저 위에 두 가지 그림을 예로 들 건 그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위함입니다.



학생들은 물체를 그립니다. 어떻게 하든 내 눈깔에 보이는 물체와 똑같이 닮게 하기 위해 피똥 쌉니다.



화가들은, 물체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완성합니다.
 
찰스 왕세자 그림을 보세요.
 
 이 그림이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공간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저기에, 위 로렌스 그림처럼, 사람 대가리만 하나 달랑 그려 놓으면 이런 에너지를 전달하기 어렵죠.



그림은 분명 물체를 묘사하는 것에서 시작을 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의미가 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잘 그린 그림을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잘 그리는 사람 너무 많으니까. 주문하면 하루만에 뚝딱 나오니까.



하지만 좋은 그림은 주문해서 나오지 않습니다.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기다려야 합니다
 
. 암만 기다려도 물론  안 나오기도 하죠. 아니면 병들어 버리거나.
 
 그래서 가치가 있는 겁니다. 대체할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으니까.

그래서 신분의 차이가 생기는 겁니다.
 
 너는 노가다, 나는 예술가.
 
 학생분들은 위에 로렌스 그림처럼 뎃생을 할 줄 알면 모든 게 다 보장되는 걸로 생각을 하겠지만
 
사실은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은 잘 그리는게 중요한게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