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더욱 그리운 시원한 풍경입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 그림은 김득신(兢齋 金得臣 1745-1822)의 강변회음江邊會飮으로 단원 김홍도와 동시대의 사람으로, 삼촌이 단원의 스승인 복헌 김응환復軒 金應煥입니다. 한 무리의 농군들이 강변에 모여 앉아 한여름의 한 때를 잡은 물고기 두마리를 안주해 마시며 즐기는 풍경입니다. 아마 배 위에서 낚씨로 잡았거나 걸쳐놓은 그물로 보아 투망으로 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삿자리로 지은 뱃집까지 있는 걸로 보아 쐐 쓸모있는 배같아 보이네요. 낚씻대 끝에 앉은 몇마리의 왜가리들은 찌꺼기라도 노리고 있는 모양인데 글쎄, 언제까지 기다려야할지. 다을 멱고 마시는데 정신없는데 오른쪽 중늙은이는 왜 짐짓 점잔만 빼고 있는지. 나무 뒤의 떠꺼머리 총각은 어른들 앞이라 생각이 간절하지만 차마 한잔 달라는 소리를 못하고 있는데, 눈치 빠른 한 총각은 어른들과 약간 떨어져있는듯 하면서도 벌써 한잔 얻어 마시고야 맙니다.

참고문헌:이야기하는 그림 시공사刊